정말 습(濕)한 날씨입니다. 농장을 나서는데 강진 바다에서부터 망운산 꼭대기까지 운무가 가득합니다. 이런 날씨 일수록 부지런히 몸을 더 움직여야 가벼워 질것 같습니다. 길을 나서는데 비가 오다가 멈추고 또 뿌리려고 합니다. 이렇게 장마철은 건강관리는 한마디로 습기와의 한판 전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저도 결국 몸이 습한 기운이 들어서 입니다. 마음의 기분도 한몫을 한 것이구도 하구요. 주위는 ‘습기’ 만난 세균과 곰팡이는 옷, 이불, 책상, 식탁 등을 빠른 속도로 점령합니다. 또 무좀, 습진, 복통, 알레르기 등 장마철 질환도 기승을 부리게 됩니다. 팔다리가 후줄근하게 감겨 드는 끈적함을 어떻게 하면 떨쳐버릴 수 있을까요?

동양학적으로 볼 때 장마철의 습기가 인체에 침입하면 팔다리를 움직이기 귀찮고, 몸이 찌뿌드드한 증상이 나타납니다. 또한 병원을 찾을 정도로 심하지는 않지만, 몸이 잘 붓고 컨디션이 저하되는 것이 특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습(濕)의 나쁜 기운이 좀 더 문제를 일으키면 소화기 장애가 나타납니다. 식욕이 저하되고, 소화불량도 나타나며 가슴이 갑갑해지고, 메슥거리는 증상이 동반되기도 합니다.

동양의학 고전에는 ‘비오습’(脾惡濕)이라 하여 비장은 습을 싫어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이는 장마철의 습기가 비위의 기능장애를 일으키는 것을 말하는 것입니다. 장마철 습한 날씨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증상에 대하여 우리나라 ‘동의보감’에서는 “장마철과 같이 다습(多濕), 즉 습기가 너무 많은 환경에서는 외부의 나쁜 독성의 성분들이 우리 몸에서 병을 유발하기 쉽다”고 하였습니다.

여름철 특히 장마철에 설사, 구토, 소화불량 등의 소화기 질환이 많은 것은 비위가 습기로 인하여 그 기능이 저하되기 때문입니다. 현대 의학적으로도 장마철에는 자율신경이 불안정해지고 위산 분비가 늘어 위 점막의 혈류가 장애를 일으켜 위나 십이지장에 궤양이 일어나기 쉽다고 한다 합니다. 또한 장마철에는 진드기 등의 알레르기 유발 물질들이 활발해지며, 높은 습도로 인해 축축이 젖어 있는 우리 몸의 피부, 귀, 코, 눈은 곰팡이가 서식하기 아주 좋은 공간이 됩니다. 그래서 이 시기에 습진, 무좀, 외이도염, 만성 중이염, 알레르기 결막염 환자들이 증가하게 된다 합니다. 또 여성들에게는 대하가 증가하고 남성들에게는 음낭습진도 잘 발생하게 된다고 합니다.

따라서 장마철 건강관리를 위해 체내의 습을 원활하게 배출시키는 방법을 찾아보면 좋습니다. 체내의 습은 땀, 소변, 호흡을 통해 외부로 배출시킬 수 있는데, 그 중 가장 좋은 방법은 소변으로 배출시키는 방법입니다.

가정에서 율무, 팥, 녹두 등을 섞은 잡곡밥을 해 먹으면 체내의 습을 잘 배출시킬 수 있다고 합니다. 여름철에 즐겨 먹는 오이, 수박도 이뇨효과가 있어 체내 습을 배출하는 데 좋지만, 장마철에 생과일을 너무 과식하면 오히려 속을 차게 만들 수 있으므로 적당하게 먹어야 한다 합니다.

음료로는 향유차와 오미자차가 있는데, 향유는 소위 ‘더위 먹는다’고 하는 상서증(傷暑症)에 좋아 주로 여름에 활용하게 되는 한약재입니다. 오미자의 신맛은 수렴하는 성질이 있어서 여름에 과도하게 땀을 흘려서 진액과 기가 소모되는 것을 막아 주게 된다고 합니다. 또, 여름이 제철인 매실도 위액의 분비를 촉진하고 정상화시켜 소화 불량이나 여름철 음식물로 인한 식중독이나 배탈을 예방에 좋을 뿐만 아니라 과도한 운동으로 인한 피로를 푸는 데도 적격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잊지 마세요. 저희 농장에는 장마나 무더위를 충분히 견딜 수 있는 힘, 백년초가 잘 자라고 있습니다. 든든하고 한편으로 뿌듯합니다. 오늘도 백년초 줄기와 뿌리로 다린 물과 농축액을 마시며 하루를 시작합니다.